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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빈의 프리즘] 56년전 물건 취급당한 파독 간호사…한국서 이주노동자는? / 연합뉴스TV (YonhapnewsTV)

06/07/24
연합뉴스TV

화성 화재 참사에 많은 시민이 애도를 표하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서도 외국인 노동자, 중국 동포에 대한 혐오 표현이 적지 않아 시민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습니다. 주로 인터넷 댓글을 통해 나타나는데요. 혐오 발언에 대한 2차 가해를 지적하는 기사에조차 혐오성 댓글이 넘쳐납니다. 포털 댓글에서 이용자 대표성을 찾기는 어렵지만, 외국인이 이런 댓글창을 본다면 우리 시민사회 수준을 오해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해봅니다. 특히 중국 동포를 겨냥한 혐오 표현이 많은데요. "조선족이 왜 중국 동포냐", "중국인들 떠나라"는 정도의 표현은 양반으로 느껴질 정도입니다. 현장의 중국 동포가 나쁜 마음으로 불을 지른 것 아니냐는 식의 도를 넘은 악성 댓글들도 횡행합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혐오, 증오 댓글은 무시하기 어렵습니다. 당장에 시민사회의 건강성을 떨어뜨리기도 하지만, 이주노동자와 이민자가 더욱 증가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혐오와 증오의 싹을 키워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서구 사회에선 저출생으로 인한 인구 감소로 부족해진 노동력을 외국인이 메우기 시작한 지 오래됐습니다. 이민자가 경제를 지탱하게 한 요인 중 하나인 셈이죠. 최근 유럽의 경우 중동과 아프리카, 우크라이나에서 밀려드는 난민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데요. 유럽 각국은 인도주의적 차원으로 난민을 받아들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난민이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길 기대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민자들이 일자리를 빼앗는다', '범죄를 저지른다'는 식의 선동과 혐오로 극단주의 세력이 힘을 얻는 등의 부작용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는 서구 사회가 직면한 중대한 도전이기도 합니다. 제가 독일 수도 베를린에 특파원으로 있을 때인 2018년, 유럽에서 아시아 여성들에 대한 성적 대상화를 비판하는 전시회를 취재한 적이 있는데요. 독일의 한국계 이민 2세인 최선주 영화감독 겸 작가가 만든 작품에서 1968년 독일에 처음 도착한 파독 간호사와 관련된 영상과 사진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영상에서는 간호사들과 함께 비행기에서 내린 독일 매니저에게 한 독일 방송사 리포터가 다가가 "몇 개를 더 구할 수 있느냐"고 묻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몇 명의 간호사가 한국으로부터 더 오느냐는 취지의 질문인데, 파독 간호사를 물건 취급하는 표현을 쓴 겁니다. /당시 한 신문이 파독 간호사들을 계단에 모델처럼 나란히 줄지어 서도록 연출해 게재한 사진도 공개됐습니다. 당시 파독 간호사, 파독 광부들은 고국의 가족에게 힘들게 번 돈을 부쳤죠. '한강의 기적'에 종잣돈이었습니다. 귀국한 분들도 있지만, 독일 사회에서 뿌리를 내리고 한국계 독일인, 독일의 주권자로서 살아가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과거, 한 번 되새겨봐야 할 때가 아닐까요. #이광빈의프리즘 ▣ 연합뉴스TV 두번째 채널 '연유티' 구독하기 https://bit.ly/3yZBQfA ▣ 연합뉴스TV 유튜브 채널 구독 https://goo.gl/VuCJMi ▣ 대한민국 뉴스의 시작 연합뉴스TV / Yonhap News TV http://www.yonhapnews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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